종양내과 진료실에서
COVID-19에 대처하는 방법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윤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는 2020년 4월 27일 기준 전세계 누적 확진자 298만여명, 사망자 20만8천516명인 치사율이 7%에 달하는 감염병이다. 우리나라는 총 누적 확진자 10,738명으로 (사망자 243명) 신규 확진자 수는 급격히 줄어서 하루에 10명 내외의 환자만 발생하고 있다.
출처: www.mohw.go.kr
아직 COVID-19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나라는 소강 상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여러 감염병 전문가들은 두번째 유행(second wave)을 경고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COVID-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3월달부터 감염병 전문의뿐 아니라, 종양내과 전문의들도 비상계획이 필요해졌다.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나 수술 등의 종양치료 때문에 면역억제 상태이고, 당연히 감염병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우한에서의 보고에 따르면 (물론 환자수가 적기는 하지만) 암환자의 경우 암이 없는 경우보다 중증질환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3.56배 높다는 보고를 한적이 있었다. 생명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보조항암치료나 활동도가 높지 않은 (less aggressive) 암 수술의 경우는 연기하는 것도 고려하라는 의견 이였다. 무엇보다도 암환자 또는 암생존자의 경우 보다 철저한 감시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나라 각 병원에서도 입원환자 외부인 면회 전면 금지, 간병인은 한 환자 당 한명으로 제한하기, 외래 환자 보호자도 한명으로 제한하기 등의 조치를 취하고, 모든 의료진 간의 회의가 금지되는 등의 전반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저지하고자 하였다. 물론 치료 종료 후 추적관찰을 위해 정기적인 외래 방문의 경우 유행이 잠잠해지는 시점 이후로 연기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되었다.

Illustrationed by 박수진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외과 교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양내과 의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앞서 언급한 감염병을 봉쇄하는 조치들 (암환자 외래 또는 치료의 연기)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면서 간과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 (distraction effect)이다. 암환자의 수술이 연기되어 질병이 진행하거나, 그로 인해 수술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릴 수도 있고, 수술 전 항암치료나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투약되지 못하여, 치료의 임상적인 이득이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환자들에게 “COVID-19때문에 치료를 연기하지 않고, 암 치료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큰 잠재적 이득이다”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조기 암을 발견해 내는 (유방 촬영술 같은) 정기적인 암 검진 검사도 연기는 하되 취소하면 안된다는 점 또한 지속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진행성 암환자의 경우에도 치료의 지연으로 질병이 진행하는 경우 삶의 질 및 생존율에 있어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가지고 환자와 대화해야 한다. 따라서 진행성 암환자는 COVID-19의 의심증상이 없다면 계획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외래 추적관찰이나 국가 암검진의 경우 계속 미루다 보면 일정 시기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병원관리 및 질 측면에서 또 다른 과부하가 걸릴 위험성도 많다.

현재, 우리는 COVID-19의 대유행이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다. 언젠가는 전세계적인 노력으로 일시적으로 감염자 수가 줄어들긴 하겠지만, 계절성 독감처럼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다. 감염병이 유행하더라도. 우리 종양내과 의사가 진료실의 환자들에게 제일 도움이 되는 방법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언제나 우리는 환자 편이다.


참고문헌: 보건복지부 (www.mohw.go.kr), Lancet Oncol, 21 (2020), pp. 335-337, Ann Oncol. 2020 May;31(5):553-555